[북데일리] 19명의 스타를 만났다. 가수, 배우, 개그맨, 방송인까지. <당신, 이제 행복해도 됩니다>(2012.시드페이퍼)의 저자는 그들에게 묻는다.
“당신은 행복한가요?”
책은 스타들과 ‘행복’이라는 주제를 놓고 이야기를 나눴다. 최근 노래 ‘강남 스타일’로 세계적인 화제가 되고 있는 가수 싸이. 그만큼 강렬한 스토리를 가진 연예인이 또 있을까. 재입대로 한동안 세간에 오르내리기도 한 그는 십여 년 전 비속어를 한자로 바꾼 ‘새鳥’를 부르며 엽기가수로 통하기도 했다. 그런 그에게 저자가 던진 ‘어떻게 여기까지 온 거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안 좋은 일은 빨리 잊어버려요. 굉장히 낙천적이고 긍정적이죠. 지금까지 버텨온 것은 긍정의 힘이에요. 재입대로 훈련소에 다시 갔던 날도 그 안에서 ‘뭐 즐거운 일이 없을까’ 고민을 했어요. 같은 소대원들에게 ‘사인을 해주고 담배를 하나 얻어 피울까’ 하는 생각도 했고요.”
싸이의 공연을 한 번이라도 본 사람들은 그의 유머를 알 것이다. 무대 위에서 그는 대중의 기쁨을 위해 기꺼이 광대가 된다. 또한 하고 싶은 말은 다 하던 싸이가 많이 변했다는 질문에 이렇게 답한다.
“소심해져서가 아니라 지금은 내 할 일이나 잘 하자는 주의에요. 사실 개념 발언, 소신 발언 이런 게 양날의 칼이에요. 개념 발언 하고 살려면 평생을 개념 있게 살아야 하는데 그게 힘들어요. 자연스러운 게 가장 강력하다고 할까요.”
책<당신, 이제 행복해도 됩니다>에서 만난 싸이의 솔직한 인터뷰는 겉치레가 없어 읽으면서도 부담스럽지 않다. 도리어 시원하다는 느낌까지 줄 정도. 인생의 위기에 직면했을 때 그만의 노하우가 있을까. 이에 그는 이렇게 말한다.
“조언이라고 하기엔 거창하지만 좀 팁을 드리자면, 환난을 겪으면서 생긴 새로운 좌우명이 ‘이유가 있겠지’에요. 잘 되려나 보다 하고 그냥 편하게 생각했어요. 그런데 정말 그랬어요. 그 와중에도 무대에 서서 다시 제 역할을 충실히 해내니까 지금의 내가 됐고, 그런 곡절을 겪은 후 콘서트 무대에 서니까 ‘이야기’가 생겼어요. 그런 일들이 기존의 제 공연에 없던 색깔을 만들어 줬고. 내 삶에 드라마를 만들어 줬어요.”
이 책에 등장하는 19명의 스타들은 행복에 대한 나름의 ‘정의’를 가지고 있다. 가수 윤도현이 말하는 행복은 이렇다.
“행복은 누구에게는 쉬울 수 있는 건데, 누구에게는 굉장히 어려울 수도 있는 거예요. 나는 사실 많은 경험을 했기 때문에 행복이란 감정을 더 소중하게 느껴요. 욕심을 내지 않으면 행복하지 않은 일이란 없어요. 상황에 맞춰가며 슬기롭게 대처하면 돼요.”
그의 인터뷰가 진정으로 다가오는 이유는 화려함 뒤의 그림자를 숨김없이 그대로 내놓아서다. 그가 방송에서 직접 말한 적 있는 가족이야기는 그의 만만치 않은 시절을 보여준다.
“화장실 문이 길에 나있는데 문 높이가 가슴까지밖에 오지 않았어요. 그래서 화장실에서 볼 일을 보고 나오다 짝사랑하는 여자친구와 마주친 적도 있었죠. 이후 깨끗한 화장실을 갖고 싶다는 열망이 강해져서 어딜 가도 화장실부터 볼 정도예요.”
그 후에도 집이 수해를 입어 인근 초등학교에 스티로폼을 깔고 며칠을 보내야 했던 때도 언급했다. 이런 시간을 보내면서도 가수 생활을 고집했던 그는 마침내 고지에 올라섰고 이렇게 다짐했다.
“나는 아직도 갈 길이 멀어요. 꿈이 정말 많으니 절대 포기도 안 할 거예요. 죽을 때까지 이렇게 살면 잘 살아온 삶이라고 스스로에게 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책은 19명의 인터뷰이들과 만남을 통해 우리일상을 돌아보게 한다. 우리도 이젠 자신의 행복에 대한 분명한 정의와 일상의 재발견을 통해 행복해야 하지 않을까. 19명의 스타들 이야기는 행복바이러스가 되어 우리를 전염시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