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미노' 길에서 청춘 꽃을 피우다
'카미노' 길에서 청춘 꽃을 피우다
  • 유현수 시민기자
  • 승인 2012.08.28 15: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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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세 아가씨의 좌충우돌 카미노 여행기

[북데일리] 산티아고 순례길 중에서 한국인에게 마니아층이 두텁기로 유명한 카미노. 그곳에서 비로소 청춘의 꽃을 피운 26살 아가씨가 있다. <청춘, 카미노에서 꽃피다>(2012, 푸른길)의 저자 강선희 씨다.

카미노를 만나기 전, 저자의 이력서는 대충 이랬다. "나이 스물여섯. 4년제 대학 졸업. 사회복지 전공. 직장경력 없음. 하고 싶은 것 없음." 그녀의 고백에 의하면 당시엔 자신의 인생을 어떻게 꾸려나가야 할지 몰랐다고 한다. 그저 이런저런 아르바이트만 전전하는, 갈피 없는 삶이었다.

"사회복지를 전공하고 4년제 대학을 다니며 그 값비싼 졸업장을 따 놓고도 여기 저기 옮겨 다니며 아르바이트만 했다. (중략) 거짓말 좀 보태서 약 20가지는 되는 것 같다. 그렇게 스물여섯이 될 때까지 나는 갈피를 잡지 못했다. 내 인생을 어떻게 꾸려나가야 할지 몰랐기에 그냥 닥치는 대로 살았다. 어쩌면 나는 내가 즐기며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를 찾아다녔던 것일지도 모르겠다." P4

그녀의 인생은 카미노와 만나면서 변화가 시작된다. 책의 이름대로 청춘의 꽃을 피우게 된 셈이다. 카미노에서 얻은 꽃씨는 무엇이었을까? 여행의 끝, 산티아고에서의 마지막 밤, 저자가 온 마음으로 느꼈던 읊조림에 힌트가 있다.

"창밖으로 보이는 성당에서 희미한 종소리가 들려왔다.
이제 알았니? 길은 단지 길일뿐이란다. 댕댕댕.
점점 눈앞이 흐려진다. 정말 카미노가 끝났구나.
안녕, 오는 이를 위한 길이여.
정말 즐거웠어.
언제든 내가 다시 와도 변함없는 모습으로 반겨 주련. " P281

그렇다. 길은 단지 길일뿐이다. 길은 오는 이를 위해 존재한다. 길 위에서 떠나고 나면 그건 더 이상 길이 아니라 추억일 뿐이다. 인생도 그렇다. 그러므로 길 위에 있을 때 되도록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볼 일이다. 이를 깨닫는 순간 방황과 절망에 가득 찼던 청춘에 비로소 꽃이 피는 것이다. 꽃이 피면 삶이 즐거워진다.

"여행지에서 만난 낯선 사람과 하는 아무도 알 수 없는 먼 미래의 약속, 묘하게 설레인다. 이렇게 스쳐간 사소한 것들이 때로 우리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게 아닐까? 정말로 다시 그곳으로 돌아오게 만들 만큼. 아! 정말 즐거운 시간이었다." P319

그림일기장을 훔쳐보는 듯한, 착각을 들게 하는 것도 이 책의 흥미로운 점이다. 책의 표지 그림부터 본문에 들어가는 지도 및 일러스트까지 모두 저자가 직접 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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