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의 왕들과 직격 인터뷰
조선의 왕들과 직격 인터뷰
  • 박세리 기자
  • 승인 2012.08.07 17: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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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 설정...다큐멘터리처럼 실감

[북데일리] 조선의 왕 10명과 인터뷰한 책이 나왔다. <그 남자 조선의 왕>(2012.판테온하우스)은 왕들과의 인터뷰라는 가상설정 아래 조선의 왕을 말한다. 이를 통해 역사 속 논란거리들을 군더더기 없는 질문 속으로 끌어들인다. 무소불위 권력자 왕에게 던지는 질문은 날카롭다. 다음은 세조에게 던지는 질문이다.

사회자 조선 제7대 왕인 세조는 조카인 단종을 왕위에서 밀어내고 왕위에 올랐습니다. 세조께서는 왕권 강화와 민생 안정, 수많은 편찬사업을 이루었지만 왕위찬탈이라는 꼬리표를 내내 떼지 못했습니다. 역사에 오점을 남기면서까지 왕위에 오르려고 한 이유는 과연 무엇입니까? (37쪽)

세조는 우리에게 수양대군(首陽大君)으로 더 많이 알려졌다. 그에 대한 역사적 평가가 엇갈리는 까닭은 피의 군주이자 치적군주(나라를 잘 다스린 군주)의 이미지를 동시에 갖기 때문이다. 왕위찬탈로 수많은 신하를 죽였다는 점과 세종의 위업을 계승했다는 사실이 이를 증명한다. 하지만 이 같은 세조에게 던지는 사회자의 거침없는 질문은 계속된다.

사회자 눈에 보이기에는 조선의 발전에 지대한 일들을 하셨지요. 하지만 제조의 무단정치가 꼭 긍정적인 것만은 아니었습니다. 특유의 상명하달 방식의 통치는 정국을 경색시켰고, 왕권에 도전하는 세력들을 제거하다보니 역사를 후퇴시키는 결과를 낳기도 했습니다. 바로 집현전의 폐지가 대표적입니다. 집현전과 경연을 없앤 것은 소통하지 않는 왕이 되겠다는 것과 같습니다. 그럴 이유가 있었습니까? (53쪽)

책은 사회자의 날카로운 질문들과 왕들의 답으로 채워져 있다. 왕과 인터뷰라는 가상설정이지만 역사적 사실에 바탕을 두고 이제껏 논란이 되었던 질문들을 던진다. 이에 대한 왕들의 대답은 때론 변명처럼 들리기도 하지만 한 인간으로서의 모습에 측은지심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세조 부왕시절 집현전이 얼마나 위대한 일을 했는지 내 모르지 않네. 나 역시 집현전에서 보낸 시간이 적지 않았으니까. 그러니 집현전에 대한 애정이 어찌 없다 하겠는가. 그러나 단종 복위운동이 집현전에서 비롯된 만큼 그대로 둔다면 또 다시 역모의 싹이 트지 않을까 내심 걱정이 되었지. (53쪽)

<그 남자 조선의 왕>은 조선왕조의 권력대표자 세조와 태종의 인터뷰 이외에 개혁군주로 이름을 남겼을지도 모를 중종과의 대화도 실렸다. 이어 경종의 독살의 배후로 의심받은 영조, 그의 손자 정조부터 고종에 이르기까지 왕 10명과의 생생한 인터뷰 형식의 책이다.

딱딱할 수 있을 역사를 인터뷰형식으로 풀어내 읽는 재미가 있어 지루하지 않다. 마치 한편의 다큐멘터리를 보는 느낌. 하지만 가상설정 아래 저자의 의견이 덧씌워진 만큼 독자 나름의 역사견해에 대한 중심이 필요한 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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