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은 열등민족' 만화에 있네
'조선은 열등민족' 만화에 있네
  • 이형구 시민기자
  • 승인 2012.07.24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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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전 조선만화를 통해 시대를 읽다

[북데일리] 조선은 어떻게 일본에게 당했을까. 군사력에 의한 힘의 열세가 결정적 요인이다. 그러나 일본은 집요할 정도로 치밀하게 조선을 다방면으로 압박했다. 문화침략도 병행했다. 그중의 하나가 만화를 통한 조선인의 열등성 이미지 조작이다. 최근 출간된 <조선만화>(2012,어문학사)에서 그 모습을 볼 수 있다.

내용의 일부를 보자. '조선에는 일체 변소 설비가 없다. 소변은 실내에서 원형의 도자기 안에다 좔좔 싼다. 대변은 집 벽 안의 땅을 집 바깥쪽 시궁창까지 파놓고 거기에서 본다. 한인은 온돌 주거이기 때문에 중산층 사람이라도 불결한 집에 살고 있다.'

조선인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특정 목적성을 엿볼 수 있다. 만화라는 새로운 시각적 장르로 조선을 소개한 이 책은 조선 거주 일본인의 눈높이다. 당시의 일본인들은 조선의 수탈을 위해 입국한 사람들이다. 그렇기에 그들의 조선에 대한 생각은 '금강산''기생' 등 천편일률적이었으며 매우 편협되었다.

이 생각은 만화에 그대로 반영됐다. 한국 독자들의 공분을 일으킬 내용이 많다. 조선인들을 폄하하고 왜곡하는 시선은 당시 일본의 식민정책에 적잖은 영향을 끼쳤다. 책 속의 조선은 불결, 천하태평, 무신경, 무능, 여성성으로 그려졌다. 일본인들이 식민지화 과정 속에서 조선인에 대한 차별적 이미지를 만들어낸 것이다.

식민지 시대 조선에서 가장 오랜기간 계속된 잡지가 1908년에 창간된 '조선'이다. 이 잡지에는 만화 컷들이 수록돼 있다. 만화들을 그린 사람은 도리고에 세이키이다. 그는 '조선만화'라는 단행본을 출간했다. 한국의 교수들로 구성된 한일비교문화세미나팀은 4년 전부터 이 책들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조선만화(부제:100년 전 조선, 만화가 되다)'를 출간하기에 이르렀다. 역사를 되돌아보고 힘을 키워야 함을 일깨우는 작업이다.

책 속의 조선은 불결, 천하태평, 무신경, 무능, 여성성으로 그려졌다. 조선만화는 제목과 달리 만화로만 구성되지는 않았다. 이 책은 당시 제국의 아카데미즘 바깥에서 저널리즘을 통해 이뤄진 다양한 조선 재현의 방법을 동원한 것이다. 구성의 대강을 보면 이렇다. 우선 당시 조선 사회의 계급과 계층, 음식과 놀이, 그리고 다양한 풍물 등을 다룬 50개의 제재를 설정했다. 이미 그려진 만화에 대해 해설이 덧붙여졌다. 50개 제재의 만화와 해설에는 각각 제목이 붙어 있는데, 대개는 만화 속의 제목을 해설의 제목이 따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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