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퇴양난 손보사 해외진출, 뭣이 중헌디?
진퇴양난 손보사 해외진출, 뭣이 중헌디?
  • 이혜지 기자
  • 승인 2018.07.18 16: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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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보사 “높은 진입장벽 호소”...전문가 “현지법 잘 이해하고, 경쟁력 위한 제도 뒷받침 필요”
국내 손해보험사들이 국내 시장 포화로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지만 해외시장에서 이렇다 할 재미를 보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픽사베이)
국내 손해보험사들이 국내 시장 포화로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지만 해외시장에서 이렇다 할 재미를 보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픽사베이)

[화이트페이퍼=이혜지 기자] 국내 손해보험사들이 해외 시장에 발을 내딛고 있지만 오도가도 못하는 형국이 되고 있다. 국내 시장은 이미 포화돼 성장의 과실을 더 키우기 힘들어 해외 진출이 절실하지만 마음먹고 나가도 높은 진입장벽과 스스로의 준비 부족으로 인해 손실만 지속되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7개의 손해보험사가 해외 24곳에 나가있지만 이렇다할 성과를 올리는 손보사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흥국에선 글로벌 보험사들의 등쌀에 시달리고 선진국에 진출하면 현지의 높은 진입 장벽이 어려움을 겪게 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현지 사전 조사가 지금보다 더 완벽히 이뤄져야 하며 글로벌, 현지 손보사를 넘어설 수 있는 우리만의 경쟁력이 절실하다"며 "이를 위해 국내 손보사가 해외에서 날개를 달 수 있게 법적, 제도적 도움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손보사 현지 회계제도 등 진입장벽, 정부 입김 문제호소

금융감독원이 지난 5월 발표한 ‘ 2017년 보험회사 해외점포 영업실적'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10개 보험사 해외점포 42곳이 지난해 2320만달러(한화 248억 8,432만원) 순손실을 기록했다.

전년과 비교해 적자 폭은 줄었지만 여전한 적자 행진이다. 특히 손보사들은 선진국에 진출했을 시엔 까다로운 인허가, 회계제도 등으로 어려움이 크다는  지적이다.

손보사 한 관계자는 유럽은 Solvency규제 사항이 해당 지역에서 영업하는 데에 발목을 잡고 있으며, 동남아 지역에선 제도 정비 미비와 당국의 입김 등 사업 환경이 불안정한 점이 있다고 말했다.

이로 인해 현지 로컬 물건 인수도 제약이 따른다.

현지 영업망, 해외법인 진출규제로 인해 진입장벽이 높은 것도 사업 리스크로 작용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때문에 단독 진출보다는 현지파트너와의 합자형태를 통한 현지 네트워크 구축을 주요 목표로 하고 있으며, 특히 중국은 여러 금융 관련법과 제도로 외국보험사의 성장과 수익성을 막고 있다고 말했다.

현지에 진출한 국내 손해보험사들이 이같은 문제를 겪고 있는 반면, 우리가 풀어야 할 숙제도 있다. 특히 전문가는 국내 손보사들이 거론한 선진국의 회계제도, 선진국의 높은 진입장벽은 부차적인 문제라고 꼬집는다.

우리나라 역시도 IFRS17, 킥스 등을 도입하면서 손보사의 회계제도를 강화하고 있고, 어느 국가나 자국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당국의 입김이 작용하지 않는 곳이 없기 때문이다.

무역 분쟁이 거세지고 있는 지금 해외 지역 내에서 발생하는 정치, 경제, 금융당국이나 정부가 주는 리스크는 피할 수 없는 문제다.

현지 법률 몰이해... 법률 서비스 대리인도 또다른 방안

반면, 전문가들은 이들의 제도를 탓하기 전에 해외 법이나 제도에 대해 더 많이 공부해 피할 수 있는 사고나 손실은 미리 예방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전용식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선진국의 경우 회계나 건전성 규제가 아직 우리가 강하기 때문에 사업하는 게 어렵다 하지만 우리도 조만간 IFR17, 킥스 도입 등으로 규제는 거의 같은 수준이 된다고 말했다.

이보다는 발생할 수 있는 사고를 막기 위해 현지의 실상을 미리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가령 미국에서 사업을 할 때 배상책임보험을 판매한 한 손해보험사는 자기 고객이 사고를 내 상대방에 큰 배상금액을 물어주게 될 경우, 현지법인이 감당하기 어려운 배상금액이 나오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이 때 해당 이슈를 잘 파악하지 못해 현지 소송 변호사 비용으로 한 건당 굉장히 많은 금액을 지불해야 한다. 해외에 진출한 지점이나 현지법인이 감당하기 어려운 배상금액이 나오는 경우도 있어 그 위험이 크다는 것이다.

때문에 현지 소송 문화나 소송 건수 당 변호사 비용 책정 등에 대해 미리 알고 가야 한다. 또한 신생 보험사로서 이미지도 확고하지 않은 국내 보험사에는 현지에서 더 공격적인 소송이 들어오거나 배상 가격이 센 경우일 가능성이 높다.

전 연구위원은 보험사업과 관련된 해외 법률에 대해 사전에 많이 공부를 해야 하며, 특히 선진국에 진출하려면 현지 법률 서비스를 잘 해줄 수 있는 대리인을 세우는 방법 등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손보사 해외투자 적극 이뤄져야, 외부 채권 조달 등이 발목

현지 법률이나 문화에 대한 이해가 어느 정도 이뤄지더라도, 실제 해외에 진출한 글로벌 손보사나 현지 손보사를 뛰어넘을 만한 경쟁력이 있어야 한다.

특히 현지에서 국내 손보사가 이들과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국내 보험사 투자 여력이 뒷받침 돼야 하는데 이를 국내법이 막고 있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동남아 시장에 이미 진출해 있는 글로벌 보험사가 꽤 있는데 거의 50% 정도로 점유율이 높다. 결국 우리가 10~20% 정도 점유율로 경쟁해야 하는데 쉽지 않다.

때문에 신흥시장에서 경쟁하려면 인프라, 인력도 더 갖춰줘야 해 그러려면 투자를 적극적으로 해야 하는 데 현재는 IFRS17 제도 등으로 자본 여력이 달려 그럴만한 여력이 되지 않는다.

특히 국내법 상 재무건전성이 힘들 때만 채권발행이 가능하도록 돼 있는 제도가 국내 손보사의 신흥시장 진출을 막고 있다. 이에 대해 전 연구위원은 "반면 해외에서 글로벌 보험사는 지주사가 신용보험을 통해 자본을 조달한다고 꼬집었다.

때문에 전문가는 "이같은 무한경쟁 시대에 국내 손보사 역시 외부에서 채권으로 자본을 조달하도록 국내 금융당국 규제가 완화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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