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이 좋고 매부 좋은' 계열사 간 수의 계약, 잠식되는 기업경쟁력
'누이 좋고 매부 좋은' 계열사 간 수의 계약, 잠식되는 기업경쟁력
  • 우인호 기자
  • 승인 2018.07.18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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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개 대기업 중 19개 그룹, 지난해 계열사 간 거래 100% 수의계약 진행

CEO스코어 발표, 금액으로는 내부거래액 93.7%가 수의계약
52개 그룹 977개 계열사 내부거래액 161조원 가운데 수의계약으로 진행된 건이 151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52개 그룹 977개 계열사 내부거래액 161조원 가운데 수의계약으로 진행된 건이 151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화이트페이퍼=우인호 객원기자] 52개 대기업 집단 중 40%에 육박하는 19개 대기업이 계열사 간 거래를 모두 수의계약으로 처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누이 좋고 매부 좋은’식의 일 처리 때문에 글로벌 경쟁력 약화 우려에 대한 목소리가 지속되고 있다.

18일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 자료를 보면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정한 60개 대기업집단 가운데 총수 일가가 있는 52개 그룹 ·977개 계열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지난해 내부거래액 161조 4318억원 가운데 수의계약이 93.7%(151조 3333억원)에 달한 것으로 나왔다.

특히 신세계(1조8566억원), 중흥건설(1조 8240억원), 현대백화점(8523억원)과 하림(7251억원), 금호아시아나(6651억원), 네이버(5533억원), 이랜드(5177억원), 넷마블(4746억원), 셀트리온(4645억원), 아모레퍼시픽(3719억원), 넥슨(2000억원), 동국제강(1734억원), 한국타이어(1563억원), 금호석유화학(1546억원), 하이트진로(1434억원), 한국투자금융(1075억원), 메리츠금융(129억원), 부영(65억원), 한진중공업(12억원) 등은 계열사 간 거래를 100% 수의 계약으로 진행했다.

세부적으로 기업별로 보면 전체 997개사 가운데 수의계약 비중이 100%인 곳이 무려 86.2%(859개사)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중 SK에너지가 19조 1485억원의 내부거래를 모두 수의계약으로 진행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현대모비스(9조 9976억원), SK인천석유화학(6조 503억원), LG전자(4조 3242억원), 서브원(4조 2247억원) 등도 계열사 간 큰 거래들이 모두 수의 계약이었다.

또한 이들 내부거래의 대금 결제 방식은 현금 지급이 전체의 절반을 넘는 83조 4801억원(51.7%)으로 가장 높았으며 어음(26.8%)과 현금·어음·카드 혼용(21.5%)이 다음 순이었다.

재계 관계자는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식이 계열사 간 수의 계약은 결국 기업 경쟁력을 갉아 먹는 요소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며 “온실 속에서만 자란 국내 대기업 SI 계열사 가운데 제대로 된 경쟁력을 갖춘 곳이 어딨냐”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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