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속의 지식] 코 속 가로판 뼈가 사라지자 '향미'가 폭발했다
[책속의 지식] 코 속 가로판 뼈가 사라지자 '향미'가 폭발했다
  • 박세리 기자
  • 승인 2018.06.25 18: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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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의 배신> 유진규 지음 | 바틀비

 

[화이트페이퍼=박세리 기자] 인간은 기본적으로 쓴맛, 단맛, 신맛, 짠맛, 감칠맛을 느끼는 화학 센서가 있다. 최근 추가된 지방 맛(기름 맛)까지 더하면 여섯 가지 감각이지만, 인간이 느끼는 맛은 더 복잡하다.

혀에서 느껴지는 맛 외에도 후각 냄새 신호가 결합하면서 느낄 수 있는 ‘향미’라는 하이브리드 감각이 깨어나서다. 인간이 구별할 수 있는 향미는 무려 1조 가지 이상이다. 그런데 향미는 인류의 진화사에서 코 속을 둘로 나누는 ‘가로판 뼈’가 사라진 덕에 생겼다는 사실을 아는가.

약 200만 년 전 호모에렉투스의 뇌가 폭발적으로 커졌다. 뇌가 커지자 자연선택은 입과 코 속을 포함해서 사람의 머리 전체를 재설계했고, 이때 후각이 새로운 모습으로 변신했다. 대부분 포유류는 가로판이라는 뼈가 코 속을 둘로 나눠 향이 코 안으로 들어오는 것을 막아 동물은 주변 냄새에 집중할 수 있다.

유인원은 진화하면서 이 가로판 뼈가 사라졌고 음식을 씹고 삼킬 때 숨을 내쉬어 향미 화합물로 가득 찬 공기를 비강으로 내보낼 수 있게 됐다. 코 뒤쪽에 전달된 음식 냄새가 혀에서 오는 미각과 합쳐지며 향미가 구성되는 순간이다. <맛의 배신>(바틀비.2018)이 소개한 내용이다. 우리가 먹고 마시며 느끼는 향미 감각이 인류의 진화사에서 사라진 코 속 뼈 덕분이라는 흥미로운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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