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새책]중국 고전에서 배우는 ''인생공부''
 임흥재
 2008-06-06 05:13:52  |   조회: 6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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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데일리]우리 시대의 스승인 소설가 조정래는 장편 <인간연습>에서 “그 끝없는 되풀이는 인간이 인간답게 살고자 한 ''연습''이 아니었을까 싶다”며 우리의 인생을 연습이라 말합니다. ‘한 번 살다가는 것이 인생’인데, 연습이라니… 인간은 혹은 인생은 숙명적으로 미완성이자 오류투성이에 지나지 않는다는 날카로운 지적일 것입니다.

<인생공부>(청아출판사.2008)의 저자 진현종 역시 이와 같은 말을 합니다. 자기발전, 자기계발을 위해서 스스로 찾아 공부해야 하고 그래야만 이 심각한 경쟁사회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우리들에게 인생이란 공부에서도 예습과 복습이 필요하다 말합니다. 복습이란 직접적인 체험에서 얻은 교훈을 되새겨 같은 실수를 범하지 않는 것이며, 예습이란 간접 경험을 통해 인생이 꼬이는 일이 없도록 미연에 방지하는 것입니다.

저자가 5천년의 시공을 뛰어넘어 중국 고전에서 발췌한 여러 우화들과 성현들의 가르침을 엮고 해설을 단 책은 그래서 현대를 사는 우리들을 위한 잠언집이기도 하고 우화집이기도 합니다. 책을 통해 우리는 오늘을 사는 처세의 철학을 배우고 성현들이 들려주는 여러 우화에서 올바른 삶의 교훈들을 깨달을 수 있습니다. 한마디로 ‘인생공부’를 위한 지침서이자 어른들을 위한 우화집입니다.

저자가 우리의 인생을 위한 지침서로 삼은 중국 고전들은 대개가 춘추전국시대의 빛나는 유산입니다. 공자와 맹자, 묵자와 순자, 열자와 한비자 그리고 신서 등등 거의 모두가 춘추전국시대의 성현이자 그들의 저작입니다. 춘추오패 전국칠웅 등 군웅들이 할거하고 저마다 천하통일을 위해 쟁패하던 550년간의 춘추전국시대는 그 사회적 혼란에도 불구하고 제자백가 백가쟁명으로 상징되는 중국문화의 황금기라 할 수 있습니다.

사회적으로 너무나 혼란하였기에, 내일은커녕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극도의 혼돈 속에서 그 세상을 살아갈 수 있는 처세의 철학은 오히려 더욱 필요하였을 것입니다. 처신의 중요성은 더욱 컷을 것이 분명합니다. 또한 올바른 판단과 언행은 시대를 살아가는 개인의 방략이자 천하를 도모하는 군신들의 치세이며 윤리였을 것입니다.

인간의 삶이란 것이 나와 나를 둘러싼 타인(대상)과의 끊임없는 투쟁이며 그들과의 조화인 한은 고전 속의 인물들이나 시간은 오늘의 그것과 조금도 다르지 않습니다. 저자는 그래서 중국의 고전을 오늘에 살려내어 우리들이 살아가는 인생에 대한 참된 비밀들을 들려줍니다. 역사 속의 성인들과 만나는 시간은 그래서 진한 다향이 풍겨납니다. 오늘의 문제에 대하여 고전 속의 우화는 다음과 같이 일러줍니다.

맹자가 제나라 선왕에게 말했다.
“왕의 신하 가운데 자기 처자를 맡기고 초나라에 놀러간 이가 있었는데, 돌아와 보니 그 친구가 처자를 추위에 떨고 굶주리게 하고 있다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마땅히 절교를 해야지요.”
“법관이 부하들을 제대로 다스리지 못한다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당연히 파면해야지요.”
“나라가 제대로 다스려지지 않는다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왕은 당황하여 좌우에 있는 사람들을 돌아보며 엉뚱한 이야기를 꺼냈다. -<맹자>

오늘날 밤거리에서 촛불을 든 시민들이 청와대로 향하는 까닭이 이와 같습니다. 지난 4일 치러진 재보선 선거에서 불패 신화를 자랑하던 한나라당이 참패한 이유도 저와 같습니다. 한미FTA의 비준과 소고기의 수입이 공산품 수출로 먹고 사는 우리의 처지에서 거부할 수 없고 반드시 필요한 것을 모르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우리 국민의 대다수가 한 목소리를 내는 것은 이 우화처럼 바르지 못한 관리와 오만한 나라님의 실정 때문인 것입니다.

제나라 사람 가운데 금에 욕심이 많은 사람이 있었다. 그는 이른 아침에 의관을 걸치고 시장에 갔다. 그리고 금을 파는 가게를 찾아가 금을 훔쳐가지고 달아났다. 포졸이 그를 붙잡은 다음에 물어보았다.
“여러 사람들이 보고 있는데도 남의 금을 훔쳐갈 생각이 나더냐?”
“금을 잡는 순간에는 사람들이 보이지 않고 오직 금만 보였습니다.” - <열자>

그렇습니다, 어떤 것을 지나치게 욕심내면 마음은 온통 그쪽으로만 쏠리게 됩니다. 가령 명예욕이 턱없이 많은 사람은 학력이나 경력을 서슴지 않고 위조합니다. 신정아 사건을 비롯하여 창조한국당의 비례대표로 국회의원이 된 이한정 당선자의 경우 등이 그러합니다. 이명박 대통령의 고집 또한 그와 같습니다. 그동안 쌓은 그 불세출의 성공신화를 겨우 소고기 하나 때문에 망치고 싶지 않을 것입니다.

한미동맹의 강화라는 그 가시적 성과가 필요하였을 것이고 취임 후의 빛나는 업적으로 자신의 치세를 드높이고도 싶었을 것입니다. 조급하였고 그래서 무리수를 둔 것은 아닌지 생각합니다. 재물에 대한 욕심이든 명망에 대한 갈구이든 바르지 않은 탐욕이 마음을 가득 채우면 양심과 양식이 들어설 자리가 없게 됩니다. 이 정권의 패착은 국민들의 건강한 삶보다도 자신들의 허장성세에 대한 욕심이 앞섰기 때문입니다.

옛날 초나라의 웅거자가 캄캄한 밤에 길을 가다 길게 누워 있는 돌을 보고 엎드려 있는 호랑이라 생각하고 활을 쏘았다. 화살은 끝자락에 달린 깃털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깊숙이 박혔다. 웅거자가 다가가 살펴보니 활을 맞은 것은 호랑이가 아니라 돌덩이였다. 그가 뒤로 물러서서 다시 한 번 활을 쏘아 보았더니 화살은 부러지고 돌덩이에는 아무런 흔적도 남지 않았다.

웅거자가 성심을 보여주자 돌덩이도 그를 위해 열어주었는데, 하물며 사람의 마음은 어떻겠는가? 노래를 불러도 화답하는 이가 없고 움직여도 따라주는 이가 없다면 그 마음이 온전하지 못하기 때문임이 분명하다.  -<신서>

마치 오늘의 시국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만 같습니다. 우리의 주권과 건강권은 우리 손으로 지켜내겠다는 시민들의 확고한 신념은 능히 돌덩이에 화살을 박아 넣고도 남음이 있을 것입니다. 움직여도 따라주는 이가 없는 이 정권의 불행은 마음이 온전하지 못하기 때문임이 분명합니다. 지성이면 감천이라 했습니다. 성심을 다해 선을 행하면 우리는 파국을 면할 수 있습니다.

아무리 국제법의 준수가 중요하고 미국이 소 귀에 경 읽듯 하더라도 대통령의 결단과 성심을 다한 노력이 뒤따른다면 미국과의 재협상도 능히 가능할 것입니다. 정성은 바위도 뚫는 기적을 우리에게 보여줍니다. 이제라도 국민들을 위해 온 정성을 쏟아 붓고 바른 정치를 행하기만 한다면 국민은 다시 정권의 품으로 돌아올 것입니다.

그러나 여전히 자신의 독선과 아집을 고집한다면 저 작은 촛불로도 능히 이 정권의 아성을 잿더미로 만들 수도 있음을 명심하여야 합니다. 반성과 성찰, 겸손과 성심만이 미국에게도 우리 국민에게도 통할 수 있는 유일한 해결책임을 수 천 년 전의 우화는 가르쳐주고 있습니다. 활시위는 팽팽히 당겨져 있습니다.

 

2008-06-06 05: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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