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사랑과 결혼에 대해 질문을 던지다.
 서유경
 2008-06-03 12:10:40  |   조회: 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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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의 많은 여류작가들은 사랑에 대한 섬세한 묘사와 담담한 어투의 글로 독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노장인 다나베 세이코를 비롯하여 정열적인 표현을 과감하게 쓰고 있는 야마다 에이미, 그에 반해 중성적인 느낌을 보여주는 에쿠니 가오리. 그리고 야마모토 후미오와 여기 나가시마 유는 다른 작가들에 비해 유독 짙은 여성성을 이야기 한다. 입에서 살살 녹는 달콤한 ''슈크림 러브''(한스미디어 출판)는 나가시마 유 의 첫 장편소설로 여성적인 입장이 아닌 남성들의 일상적인 모습을 그려내고 있다. 두 남자의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그들이 가진 사랑과 일을 이야기 한다.

 두 남자, 츠다와 시치로의 일상에서 사랑은 과연 달콤한 슈크림 일까?  츠다와 시치로는 야간 대학에서 우연하게 만나 친구가 된다. 확연하게 다른 두 남자는 서로의 엉뚱한 모습에서 자신이 갖지 못한 사고를 보게 된다. 사업의 성공 후에 안정적인 결혼을 하고 싶은 츠다는 여러 클럽걸들과 사랑 없는 만남을 갖는다. 게임 디자이너인 시치로는 그에 반해 한 여자와 결혼을 한다. 행복한 부부로 보여지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았다.  시치로가 회사를 그만두면서 둘 사이에는 금이 가기 시작한다. 아내의 외도가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하지만 설명할 수 없는 둘 사이의 문제는 결국 이혼으로 이어졌다. 그러니 아직 츠다와 시치로의 사랑은 달콤하다고 말할 수 없다.

 ''결혼은 문화다'' 라고 단정 짓는 츠다는 그 문화를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다. 사업도 확장해야 하고 어떤 여자과 진짜 결혼을 하고 싶은지도 잘 모르는 사람이다. 그에게 사오리라는 여자가 있다. 츠다와 만나고 헤어지는 많은 여자들 중에 한 명이지만 사오리는 그녀들과는 다르다. 클럽걸로 쾌활하고 결혼을 생각했던 여자. 그러나 츠다는 결국 결혼이라는 문화에 속하지 못한다.

 시치로와 헤어진 아내는 여전하게 연락을 하고 가끔 만나기도 한다. 아내와의 갈등은 무엇이었을까? 관계의 회복을 위한 노력은 있었을까? 시치로는 생각한다. 시치로와 아내의 문제는 자신의 속내를 드러내지 않은 것이다.  냉정하게 이성을 앞세워야 했지만 때로는 감정의 소용돌이를 풀어야 했다. 시치로에게 결혼은 어떤 의미였을까? 헤어진 아내와 일상적인 문자를 주고 받으며 가끔 만나지만 시치로는 그녀를 원하지 않았다. 애인을 따라 캐나다로 떠나는 아내와의 마지막 만남에서 놓치 못했던 끈을 놓게 된다. 마지막으로 부른 아내의 이름, 그것이 진정한 아내와의 소통이었는지 모른다.

 ''원만한 부부 사이의 비결은 믿음입니다. 의심할 일이 없기 때문에 믿는 것이 아니라, 그냥 모든 것을 믿는 것이지요. 악연도 인연이요. 사도도 길이며, 이치에 맞지 않은 것도 이치라 여기며 믿는 것입니다.'' 본문 251쪽

 시치로가 준비한 결혼 축사는 많은 것을 함축하고 있다. 결혼을 하고 이혼을 한 시치로의 경험에서 나온 진솔한 감정은 믿음을 찾지 못한 츠다를 비롯하여 결혼이라는 새로운 문화 속으로 향하는 모든 이를 위한 말이다. 남자들의 수다, 남자들의 사고, 남자들의 욕구, 그리고 그들을 둘러싼 많은 여자. 특별한 일상은 없다. 각자의 일을 하고 만나고 즐기고 헤어지고 생각한다. 

 나가시마 유가 그린 단순한 일상들은 우리들의 일상과 닮아있다. 그 안에서 믿음을 찾기를 소망하는 우리들의 속내. 재미있고 쉬운 소설이지만 결혼이라는 제도와 문화에 대 해 고민하게 한다. 당신은 결혼이라는 문화에 속할 준비가 되었는지, 새로운 결혼 문화를 받아들일 준비를 하고 있는지 은근슬쩍 묻고 있다.

[서유경 시민기자 littlegirl73@naver.com]

2008-06-03 12: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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