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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다시 살아나는 유학자들
 꺄르르
 2008-03-17 09:50:43  |   조회: 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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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데일리]유학(儒學)하면 어떤 모습이 떠오르는가? 고리타분한 영감님이 떠오르기도 하고 하늘천 땅지 하는 서생도 그려진다. 모두 현대사회와는 안 어울리는 모습 같다. 하지만 미국화와 자본주의가 밀어닥친 요즘에도 유학은 여전히 유효하다.

2002년 11월 30일 중국인민대학<공자연구원>창립 기념식이 열렸다. 유가사상이 중화 민족의 정신을 배양하고 중화 민족의 영원한 독립과 발전을 수호했다는 발표와 함께. 1966년 문화대혁명 시기에 4대 구악의 대표이고 봉건주의, 자본주를 부활시키는 세력의 지주로 타도해야할 장애물로 선전하였던 유학이 중국에서 부활하고 있다.

유학을 미래의 가치로 긍정하든, 넘어서야 할 낡은 사유로 비판하든 먼저 제대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 곰곰 따져보면 유학에 대해 별로 아는 것이 없다. 강의실에 찾아온 유학자들[2007. 사계절]은 주요 유학자들을 중심으로 유학을 일반 사람들에게 쉽게 알려주는 책이다.

 

책은 13인의 유학사상과 그 가능성이 어떻게 실현되었는지 보여준다.

유학 창시자 공자, 유학의 수양론을 만든 맹자, 동양의 아리스토텔레스 순자, 새로운 유학을 꿈꾼 장재와 정호·정이 형제, 유학을 형이상학으로 끌어올린 주희, 양명학으로 발전시킨 왕수인, 사단칠정논쟁과 이기론으로 유명한 이황과 이이, 타자성으로 공자를 되살린 이토 진사이, 유학에 다시 정치를 도입한 오규 소라이, 실학으로 집대성한 정약용까지 유학의 정수가 적혀있다.

 

이 책은 중요 유학자들의 핵심을 담았다. 간결하고 쉬운 설명으로 유학자들 철학과 사상을 배우는 재미가 쏠쏠하다. 그리고 시대와 지역에 따라 달라지는 유학 사상을 비교하며 끌어나가는 전개방식은 경쾌하다. 유학자들 소개에 그치는 게 아니라 인물들 사이에 생각을 비교하며 비판하고 뒤집거나 발전시킨 모습을 다뤘다. 그래서 글이 장마다 끊어지지 않고 책 전체가 서로 유기적으로 짜여있는 느낌을 받는다. 책쓴이 백민정씨의 영리한 글쓰기 방식이 돋보인다.

 

한편 성인이 만든 문명제도를 따름으로써 덕의 개념을 실현할 수 있다고 보았던 소라이는 이제 선배 고학자인 이토 진사이마저 공격합니다. 공자까지도 선왕의 아류라고 생각했던 그가 공자를 성인으로 생각했던 진사이를 비판하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겠지요. - 책에서

 

다른 유학자들과 구별되는 그들만의 고유한 사유를 각 장 끝에 [더 읽을 것들]이라는 항목을 마련하여 참고가 되도록 했다. 그래서 깊이 들어가지 않아 아쉬움이 생기는 독자는 스스로 더 공부하도록 이끈다.

 

일본유학자 이토 진시이와 오규 소라이를 다룬 부분은 낯선만큼 인상깊었고 한중일이 얽혀있다는 걸 새삼 느꼈다. 그리고 학자로서, 현대 한국 사람으로서, 여성으로 마주치는 현실에 계속 응시하면서 골동품으로 모셔둔 유학이 아니라 현실세계에서 살아가는 유학으로서 가능성을 조명한다.

나는 여성을 경시하는 듯한 공자의 유학 사상을, 그리고 공자의 정신을 이은 수많은 유학자들을 공부하고 나아가 그들에 대한 글을 쓰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인지 몇 번이나 나 자신에게 되물어보았습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나는 공자를 우호적으로 읽기로 결심했습니다. 다만 그에게서 배울 것이 더 많다는 단순한 사실을 정직하게 받아들였을 뿐이지요.…(중략)…작은 단점이 보인다고 해서, 그들에게서 배울 수 있는 많은 것들을 포기하는 것은 결코 현명한 일이라 할 수 없을 것입니다. -책에서

 

유학이 무엇이고 어떻게 변화하고 발전했는지 궁금한 사람들에게 무척 고마운 길잡이가 될 책이다. 싫든 좋든 동아시아에 전통 문화와 사유체계에 큰 영향을 끼쳤고 나아가 중국기세와 같이 뻗어가는 유학, 그 철학과 사상을 이해하는 디딤돌이 될 책이다.

[시민기자 이인 specialin@hanmail.net]

 

2008-03-17 09:5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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