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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댓가 없는 행복한 세상, 작가 조경란 와인 낭독회
 윤지은
 2008-03-07 15:32:10  |   조회: 7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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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씩 큰 인기를 얻은 한국 소설은 찾아서 읽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이들에게도 ''''''''작가와의 만남''''''''이나 ''''''''낭독회''''''''는 웬지 어색하고 멀게만 느껴지기 쉽다. 이런 이벤트가 있다는 사실 조차 잘 모르고 있는 독자들도 많을 것이다. 초대를 받았다고 해도, 이런 곳에 가려면 웬지 해당 작가와 그의 작품에 대해서 훤히 꿰뚫고 있어야 할 것만 같다. 

하지만, 지난 3월 6일 저녁 7시 홍대 앞 이리카페로 내려가는 계단은 세상의 편견과 착각을 벗어던지게 해주었다. 약간은 어두운 지하 공간은 익숙한 편안함을 주었고, 낭독회를 기다리는 독자들로 이미 붐볐다. 와인이 한잔씩 앞에 놓이고, 드디어 조경란 작가가 등장하자 어둠 속에서 독자들의 눈이 반짝인다. 
 
언제나처럼 블랙&화이트로 세련되면서도 조금은 차가운 느낌의 패션을 선보인 작가 조경란. 그녀는 12년 간 와인처럼 숙성시켜 쓴 작품 ''''''''혀''''''''와 작별 인사를 나누는 기분이라며 섭섭함부터 표했다. 어쩌면 오늘 이 시간이 ''''''''혀''''''''의 마지막 낭독회가 될지도 모르기에. 시작도 하기전에, 그녀와 독자들은 남은 두 시간이 아쉽다. 

그렇다고 서두를 것은 없었다. 그녀가 한자 한자 공들여 쓴 작품, ''''''''혀''''''''를 독자들은 한줄 한줄 음미하듯 읽어내려간다. 자신도 모르게 감정을 주체할 수 없는 부분에서는 목소리가 바르르 떨리고 호흡도 가빠진다. 

한 독자는 소설 속의 한 구절, "뭐 먹고 싶은거 없어?"에 얽힌 자신의 연애 사연을 조심스레 털어 놓았다. 조용히 책을 펴들고 눈으로 따라 읽어내려가던 독자들의 마음도 함께 울렁이고, 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이날 낭독회의 절정은 단연 특별한 독자, 제갈인철의 공연이었다. 그는 조경란의 ''''''''혀''''''''를 읽은 뒤 느낀 감동을 영원히 "묶어두고" 싶었기에 직접 곡을 만들었다. 그리고 이제 자신이 만든 곡 ''''''''혀''''''''를 작가 앞에서 직접 부르게 된 것이다. 

혀의 감동이 채 가시기도전에, 그는 작가의 전작 ''''''''나는 봉천동에 산다''''''''의 한 구절을 조용히 읽어내려갔다. 그리고 이러지는 동명의 노래 한 곡. 어느덧 작가와 독자들의 눈이 촉촉히 젖어 들었다. 평소 ''''''''행복하다''''''''는 표현에 매우 인색하다는 작가 조경란도 이날 만은 가슴 벅찬 감동을 숨기지 못했다. 

누군가 자신을 알아봐주고 함께 소통할 수 있다는 것에 가슴 벅차하는 작가. 그리고 그와 그의 작품을 사랑하는 독자들의 만남. 그 충만한 행복감의 선사해 준  저녁 시간이 아쉬움 속에서 저물어갔다. 

그들의 간절한 바램대로, 앞으로도 독자와 작가, 그들의 행복한 파티가 계속되길 바래본다. 이유를 알수 없는 공허함에 시달릴때면 만사를 제쳐두고 홍대 앞 이리카페로 달려가보는 것도 좋겠다. 어두운 지하 공간에서 소설 책의 아무 곳이나 펼쳐들어 조용히 읽어 내려가다보면 마음이 풍요로워 질 것이다. 아름다운 노래 한 곡과 짙은 향의 와인 한 잔도 잊지 말 길.

[윤지은 책전문기자 wisej@naver.com]

2008-03-07 15:3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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