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신간]지구상에 마지막 남은 휴머니즘
 제갈지현
 2008-03-07 12:23:54  |   조회: 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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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데일리]

시간이 멈춰선 파리의 고서점의 멤머가 되고 싶은가요?

일요일마다 고서점에서 열리는 홍차파티에 초대받고 싶은가요?

아침까지 문을 여는 ''딱 우리끼리만'' 같은 분위기의 술집에 친구와 함께 가고 싶은가요?

그럼, 당신은 글을 쓰는 작가가 되기로 결심한 후, 한편의 자서전을 작성하고, 세익스피어&컴퍼니를 방문하세요.

그 곳 주인장인 조지가 당신의 글을 보고, 미소를 한번 지은 후 그곳에서 머물 수 있게 해줄 것입니다.

 

세익스피어 & 컴퍼니는 백 년 전 먼지가 가득 쌓인 센 강변의 낡고 오래된 서점이다. 1919년 12월 추운 겨울, 선교사 아버지를 따라 프랑스로 이주한 실비아 비치에 의해서 처음 문을 열었다. 그 곳은 곧 당대 최고의 작가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고, 특히 제임스 조이스의 소설<율리시스> 초판본을 출간한 곳으로 유명해졌다. 이후 2차 세계대전이 발발했고, 나치에 의해 서점 문을 닫게 되었지만, 1951년 다시 문을 열게 된다. 미국인이며, 몽상가이며, 방랑가이며, 공산주의자였던 시인 조지 휘트먼에 의해서.

 

<시간이 멈춰선 파리의 고서점>(시공사,2008)은 ''세익스피어&컴퍼니''에서 생활하는 회원들을 둘러싼 일상을 기록한 책이다. 화자인 제레미 머서의 자전적 에세이인 것. 서점 주인 조지가 작가들을 서점에서 재워주기 시작한 것은 우연히 시작되었다. 책을 읽으러 온 사람, 머물곳이 없어서 온 사람, 도망자들이 모여 결국 서점에서 거주하며 책을 쓰고, 책을 읽고 토론하게 되었다. 일요일마다 홍차파티를 경험하기도 하면서.

 

캐나다에서 살인범의 공포로 부터 도망쳐 온 사회부기자이며 책 속 화자인 제레미, 남미의 카우보이이며 서점에서 사랑을 찾은 가우초, 운동선수 같은 외모에 모든 사람의 호의를 가지길 원하는 커트, 자본주의를 지지하는 중국인 아블리미트, 홍차 레이디 인도 여성 이브, 5년동안 고서점을 떠나지 않는 시인 사이먼, 서점을 지키는 밤의 사나이 루크 등. 회원들은 서점 안을 채우고 있는 각기 다른 종류의 책만큼이나 다채로운 사연들을 펼쳐 보인다.

 

또한 이 책에서 책은 삶을 의미하는 메타포 역할을 한다. 소재를 선택하고, 설레는 마음으로 글을 쓰기 시작하고, 복잡한 구성을 익히고, 그러다가 다시 처음부터 시작하고, 각 부분들을 이어 붙이고, 드디어 완성된 책이 탄생한다. 소설 속 이야기를 쫓아가다 보면 우리의 삶이 서점안의 회원들과 놀라울 정도로 닮았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저자는 이 일련의 과정들에 그들의 이야기를 절묘하게 집어넣어 소설의 짜임을 공고히 한다.

 

영화처럼 유쾌하고 소설처럼 짜릿한 감동이 세익스피어 & 컴퍼니에는 언제나 존재한다. 공산주의자, 삼류시인, 범죄자에게 쫓기는 기자 등 모두모두 센 강변의 낡은 서점에서 그들이 뭉쳤으니까. "내가 항상 이곳에 대해 꿈꾸는 게 있어. 저 건너 노트르담을 보면, 이 서점이 저 교회의 별관이라는 생각이 들곤 하거든. 저곳에 맞지 않는 사람들을 위한 별관." 그들의 말처럼, 모든 이들을 수용할 수 있는 파리에서의 가장 아름다운 하루를 보내고 싶다면, 세익스피어 & 컴퍼니로 찾아가보자.

[제갈지현 책 전문기자 galji@naver.com]

2008-03-07 12:2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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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갈지현 2008-03-12 19:11:33
저두요^^ 제가 파리를 갈때까지 남아있어야 할텐데...

이인 2008-03-12 02:08:35
찾아가보고싶네요^^